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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루지를 이겨내는 13가지 제안(feat. 심리적 붕괴)

by 내가그린대로산다 2023. 4.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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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리 마커스의 '클루지' 마지막 챕터는 정신분열증, 강박장애와 같은 인간의 심리적 붕괴를 다루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고질적이고 심각한 정신 장애만큼 우리 마음의 취약성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는 없다고 말하면서, 이러한 심리적 붕괴 또한 우리의 마음이 '클루지'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일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리의 마음이 클루지라면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은 무엇이 있는지, 13가지 적용 가능한 방법들을 제안하며 책을 마무리 한다(앞서 클루지_언어의 비밀 리뷰에서 저자가 문제만 제기하고 해결책은 제시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는데 맨 마지막 Epliogue에 친절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오늘은 '클루지'책의 마지막 내용들을 정리하고자 한다. ​

 

심리적 붕괴 - 마음이 언제나 정상 작동 하리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 우리 가운데 가장 뛰어난 사람조차 때때로 바보 같은 실수를 저지른다는 사실은 우리의 정신적 소프트웨어 밑에 깔린 신경 하드웨어에 대해 뭔가 중요한 것을 말해주고 있다. 그것은 일관성이 우리의 장점은 결코 아니라는 점이다.
  • 실험 연구들은 뇌에 대한 요구(이른바 인지 부하)가 증가하면 선조 체계는 평소대로 작동하는데 반해, 더 현대 적인 숙고 체계는 뒤처지기 시작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특히 인지적인 위급 상황에서, 우리의 더 진화된 능력이 가장 절실히 필요할 때, 이런 능력은 우리를 저버린다. 그리고 분별력없는 행동이 이어진다.
  • 인간은 눈앞의 과제가 무엇이든 주의가 산만해질 가능성을 본질적으로 안고 있다. 중요한 순간에조차 정신이 다른 데 가 있곤 하는 인간 종의 보편적인 경향은 무엇으로 설명될 수 있을까? 우리의 타고난 산만함은 아마도 모든 포유동물이 공유하는 조상 전래의 반사적인 목표 설정 기제들과, 진화적으로 더 최근 것인, 그러나 제아무리 영리해도 종종 실세에서 밀려나는 숙고 체계 사이의 어설픈 통합이 빚어낸 또 다른 귀결인듯하다.
  • 사람들은 대부분 뒤로 미루기의 문제를 안고 있다. 대부분은 이것이 나쁘고 해롭고 어리석은 짓이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우리 대부분은 어쨌든 이 짓을 한다. 문제는 우리가 종종 다른 것보다 먼저 해야 할 것을 뒤로 미룬다는 데 있다. 그것도 텔레비전을 본다거나 비디오 게임을 하는 것처럼 대부분 굳이 할 필요도 없는 것들을 하느라 중요한 일을 미룬다는 데 있다.
  • 뒤로 미루는 행동은 우리의 인지적인 '설계'가 안고 있는 근본적인 결함을 뚜렷이 드러내준다. 그것은 바로 (오프라인으로) 목표를 세우는 장치와 어떤 목표를 좇을지를 (온라인으로, 지금 이 순간에) 결정하는 장치 사이의 간격이다. 우리가 뒤로 미루고 싶은 유혹을 가장 크게 느끼는 과제들은 일반적으로 두 조건을 충족한다. 하나는 우리가 그것을 즐기지 않는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그것을 꼭 지금 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 가장 심각한 문제는 전문가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심리적 붕괴다.

출처 : pixabay

  • 정신분열증에서 강박장애와 양극성 장애에 이르기까지, 고질적이고 심각한 정신장애만큼 인간 마음의 취약함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예는 없다. 왜 우리의 마음은 이렇게 쉽게 붕괴되는 것일까?
  • 적어도 몇몇 장애들은 적응의 직접적 결과라기 보다 부적절한 '설계'나 명백한 고장의 결과로 보는 것이 타당할 듯하다. 시속 100마일의 바람에 버틸 수 있는 다리가 시속 200마일의 돌풍에 무너지는 까닭은 그렇게 강한 바람에는 버티지 못하는 것이 적응적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 정도의 낮은 성능으로 건설되었기 때문이다.
  • 정상적인 사람들이 때때로 통제력을 잃게 되는 데는 몇 가지 인지적 클루지들의 얄궂은 장난이 작용하고 있다. 흥분의 순간에 너무 자주 반사 체계에 우선권을 넘겨주는 어설픈 자기통제 장치, 언제나 또는 거의 언제나 자기가 옳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어리석은 확증 편향, 근거가 있든 없든 자신의 신념을 옹호하게 만드는 동기에 의한 추론, 어떤 사람에게 화가 날 때면 그에 대한 불쾌한 과거 기억들을 떠올리게 만드는 맥락의존적인 기억이 바로 그것이다. 이런 것들이 합쳐져 차가운 이성을 압도하는 '뜨거운' 체계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그 결과는 종종 분열과 전쟁으로 나타난다. 바로 이런 클루지들 때문에, 그리고 정상적인 사람들이 흥분을 가라앉히는 데 사용하는 억제기제들이 결여되어 있을 경우에, 정신질환의 여러 측면들은 더욱 강화되거나 심지어 새로 생겨날 수 있다.
  •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정신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건강한 사람들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공유하는 신경적 취약성이 정신장애의 시초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 우리의 정신적 취약성은 과연 우리가 사려 깊은 설계의 산물인지를 의심케 만드는 또 다른 이유를 제공한다.
  • 만약 마음이 클루지라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클루지를 이겨내는 13가지 제안

1. 대안이 되는 가설들을 되도록 함께 고려하라

우리가 집착하는 것과는 다른 생각이나 가능성에 대해 성찰할수록 우리의 사고능력은 개선될 것이다. 올바른 선택은 종종 최종 선택한 길뿐만 아니라, 가지 않은 길에 대한 이해도 필요로 한다.

2. 문제의 틀을 다시 짜고 질문을 재구성하라

우리가 듣고 보고 읽는 모든 것들은 일상적으로 가공되고 있다. 모든 것들은 최대한 긍정적으로 보이도록 제시되고 있다. 따라서 언제나 사태를 회의적인 눈으로 바라보고 상대의 질문을 재구성하는 습관을 길러야한다. 어떤 문제를 다른 식으로 생각해볼 수 있으면 최대한 그렇게 하라. 맥락 기억은 우리가 언제나 과거로 거슬러 올라감을 뜻한다. 모든 문제를 하나 이상의 방식으로 물어보는 것은 이런 편향을 교정하는 강력한 수단이 될 수 있다.

3. 상관관계가 곧 인과관계가 아님을 명심하라

우리는 흔히 상관관계를 실제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는데, 왜냐하면 우리에게는 상관관계를 인과관계와 혼동하는 자연적인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상관관계는 실제로 존재한다(ex. 신발 크기와 일반 지식 사이에는 높은 상관관계가 있다). 그러나 그것을 토대로 한 자연스러운 추론은, 즉 한 요인이 다른 요인의 원인일 것이라는 추론은 옳지 않다.

4. 여러분이 가진 표본의 크기를 결코 잊지 말라

우리는 흔히 표본이 매우 작을 때조차, 그곳에서 발견한 유형에 대한 '설명'을 찾으려 한다. 그러나 이를테면 겨우 몇몇 야구경기에서 또는 단 하루의 주식시장 결과에서 발견되는 유형은 순전한 우연 이상의 것을 반영하기가 쉽지 않다.

5. 자신의 충동을 미리 예상하고 앞서 결정하라

유혹은 우리가 그 대상을 볼 수 있을 때 가장 크다. 때문에 우리는 순간의 충동에 휩싸여 있을 때보다 미래를 계획할 때 더 나은 우리가 되기 쉽다.

6. 막연히 목표만 정하지 말고 조건 계획을 세워라

목표를 구체적인 '조건 계획'의 형태로 바꿀 경우에, 이를테면 "감자튀김을 보면 그것을 멀리하겠다."와 같이 "X이면 Y이다."의 형태로 바꿀 경우에, 성공할 확률이 크게 높아진다고 한다. 왜냐하면 이런 계획을 통해서 추상적인 목표가 선조 체계도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 즉 모든 반사의 기본이 되는 "X이면 Y이다."의 형태로 변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7. 피로하거나 마음이 산란할 때는 되도록 중요한 결정을 내리지 말라

피로하거나 주의가 산만한 상태에서 생각하는 것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운전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는 피로할수록 숙고 체계보다 반사 체계에 더 의존하게 된다. 주의가 산만할 때도 마찬가지다.

8. 언제나 이익과 비용을 비교 평가하라

경제학자들이 '기회비용'이라고 부르는 것에 특별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 재정적으로든 다른 방식으로든 투자 결정을 내릴 때는, 여러분이 이것 아니면 무엇을 했을지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라. 하나를 하면 다른 것을 할 수 없다는 점을 잊지 말라. 개인의 수준에서 기회비용을 고려한다는 것은 우리가 무엇을 하기로 결정할 때마다, 이것 아니면 다르게 보낼 시간을 사용하고 있음을 깨닫는 것을 의미한다.

9. 누군가가 여러분의 결정을 지켜보고 있다고 상상하라

실험 연구에 따르면 자신의 대답을 정당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편향된 결정을 내린다. 자신의 결정을 다른 사람들에게 해명할 필요를 느끼는 사람들은 더 많은 인지적 노력을 기울이며, 더 세련된 결정을 내리는 경향이 있다.

10. 자신에게 거리를 두어라

불교에서 가르치기를, 모든 것이 현재의 순간에 더 중요하게 보인다고 말한다. 대부분의 경우에 이 말은 옳다. 우리는 미래의 내가 현재의 결정에 대해 어떻게 느낄지를 되도록 자문해보아야 한다. 한 가지 좋은 방법은 '잠시 기다리는 것'이다. 만약 여러분이 어떤 것을 내일도 원한다면 그것은 중요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만약 그 욕구가 사라져 버린다면 그것은 중요한 것이 아닐 것이다.

11. 생생한 것, 개인적인 것, 일화적인 것을 경계하라

네 발 달린 우리의 선조들은 아마도 가장 화려하거나 극적으로 보이는 것에 주의를 빼앗길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우리는 시간을 두고 그것에 대해 성찰하는 사치를 누릴 수 있다. 비개인적이지만 과학적인 것에 특별한 비중을 두는 것은 생생한 것에 현혹되기 쉬운 우리의 성향을 보완해줄 것이다.

12. 우물을 파되 한 우물을 파라

결정은 심리적으로뿐만 아니라 신체적으로도 많은 비용을 요구한다. 가장 신중한 결정은 가장 중요한 선택을 위해 아껴 두어라.

13. 합리적으로 되려고 노력하라

합리적으로 되자고 스스로 되뇌는 것이 유익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그렇게 하면 앞서 서술한 다른 기법들을 사용하도록 여러분 자신을 자동적으로 예비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합리적으로 되자고 스스로 되뇌는 것 자체만으로는 충분치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나머지 것들과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여러분에게 도움을 줄 것이다.

 

내가 불완전한 존재라는 것을 자각해야한다

이 책 클루지를 읽는 초반에는 정말 몰입도가 높았고 심지어 감탄을 하면서 읽었던 부분들도 있었는데, 뒤쪽으로 갈수록 약간은 힘이 빠지는 느낌을 받았다. 아마도 뒷부분은 그만큼 논리적인 측면에서 설득력이 떨어졌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실제로 저자도 뒤로 갈수록 "아마도 그럴것이다"와 같은 추측성 말들을 많이 사용한다). 또한, 마지막에 저자가 제시한 클루지 극복을 위한 13가지 해결책도 일반론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을 뿐, 앞서 각 챕터 별로 문제를 제기했던 부분들에 대한 맞춤형 해결책은 아니어서 아쉬움이 남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 클루지는 내가 그 동안 생각해보지 못했던 쪽으로 관점 자체를 돌릴 수 있게 해줌으로써 사고의 폭을 넓게 해줬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큰 의미가 있는 책이었다. "나는 진화적으로 완전한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많은 결함을 안고 있기 때문에) 얼마든지 잘못된 선택을 할 수 있다"라고 자각할 수 있게 만들어 준 것이 그것이다. ​

 

이러한 자각을 바탕으로 나의 불완전한 부분들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앞으로 내가 살아가면서 중요한 의사결정의 순간을 맞았을 때 보다 더 나은 선택을 할 가능성이 조금씩 높아질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조금이라도) 더 나은 의사결정들이 삶에서 누적될 수록 내 삶의 퀄리티는 훨씬 더 좋아질 것이다. 아마도 그런 측면때문에 역행자의 저자(자청)는 이 책을 그토록 자신의 삶에서 중요한 책이라고 이야기했던 것 같다. 나 역시 그 부분에 동감하는 바이다. ​

 

마치며...

마지막에 저자가 제시한 클루지 극복방안 중 6번(막연히 목표만 세우지 말고 조건 계획을 세워라)은 참으로 실용적이면서도 중요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목표만 세우지 말고 계획을 세부적으로 세워야 한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어봤지만, '조건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말은 이 책을 통해서 처음 듣게 되었는데, "X이면 Y이다"의 형태로 계획을 세워야 우리의 본능에 가까운 선조 체계마저도 이해할 수 있다(그래서 달성 확률을 더 높일 수 있다)는 이야기에 깊은 공감을 했다. 만약 이 책의 내용에 동감한다면 우리의 마음은 클루지이므로 이를 거스르기 보다는 클루지에 맞춰서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라는 점에 동의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그 부분을 읽으면서 내가 그 동안 세웠던 목표와 계획들이 '조건 계획' 형태로 되어있는지 점검할 필요성이 있다고 느꼈다. ​

 

그 동안 내가 몰랐던 어떤 것을 알게된다는 것은 참으로 즐거운 일이다. 하지만 아는 것에서 그친다면 시간이 지남에따라 그 즐거움은 물론이고 내가 그것을 알고 있다는 사실조차 희미해질 것이다. 그래서 아는 것보다도 더 중요한 것이 새롭게 알게 된 것을 내 것으로 만드는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알게 된 것을 내 삶에 직접 적용해봐야하고, 실행해야 한다. 이 책 '클루지'에는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하는 내용들이 정말 많다. 만약 그것들을 온전히 내 삶에 적용할 수 있다면 앞서 말했던 것처럼 내 의사결정들이 더 나아질 것이고 그로인해 조금은(어쩌면 훨씬)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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