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는 800만년 중 799만년을 수렵채집을 하는 원시인으로 살다가 겨우 1만년 전 정도부터 현시대의 인류와 비슷한 모습으로 어딘가에 정착하며 살아가기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오랜 원시시대의 생존 본능들이 현시대를 사는 우리의 유전자에도 각인되어 있는데, 이제는 맹수의 위협 등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고 있음에도 여전히 그러한 본능들은 우리의 삶에 강력하게 작용을 하고 있다. 바로 무리 짓는 본능, 영토 본능, 손실공포 본능 등이 그런 것들이다.
문제는 이러한 본능들이 우리가 부자가 되는 것을 가로막는다는 것이다. 이게 무슨 뜬금없는 소리인가 싶겠지만 내가 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바로 이 책 '부의 본능'에 나오는 말이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투자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대중에게 휩쓸리지 않고 소수의 편 쪽에 서야하는데 바로 이 '무리짓는 본능'때문에 우리는 번번히 대중에 휩쓸리게 되고 결국 머리에서 사서 바닥에서 파는 행위를 반복한다. 원시시대부터 내려온 우리의 유전자와 본능이 우리가 그렇게 행동하도록 시킨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 본능을 극복해야만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이 책은 이야기한다.
- 투자에서 성공하려면 논리를 떠나서 항상 소수 편에 서는 게 유리하다. 그러나 무리 짓는 본능은 소수 편에 서는 걸 방해한다. 결국 부자가 되려면 대중을 따르지 않고 고독하게 홀로 남는 것이 좋다. 그러나 인간의 본능 중에는 무리 짓는 본능이 있고, 그래서 우리는 대부분 재테크에서 실패하게 된다. 이 무리 짓는 본능을 극복한 사람만이 투자의 대가 소리를 듣게 된다.
무리짓는 본능의 오류
이 책을 통해서 배울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한 가지를 꼽는다면 바로 이것 '무리짓는 본능의 오류'라고 생각한다. 이 책 뿐만 아니라 수 많은 투자의 대가들이 "대중과 반대편에서야 투자에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말을 그대로 실행하는 사람은 드물다. 설령 머리로는 알고 있더라도 실제 그런 상황이 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감히 그렇게 행동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것이다. 그만큼 바로 이 '무리짓는 본능'은 우리 인류에게 가장 뿌리깊게 박혀있는 본능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 부의 본능에서도 가장 첫 번째 오류로 언급하고 있지 않은가.
어쩌면 지금이 바로 '무리짓는 본능'의 무서움을 가장 실감할 수 있는 시기인지도 모르겠다. 불과 2년 전, 그야말로 전세계적인 투자 광풍이 불 때 너도 나도 투자의 세계에 뛰어들었던 모습은 이제 자취를 감췄다. 속절없이 하락하는 시장에 감히 진입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지금은 그저 다들 관망세로 일관하거나 눈물을 머금고 손해를 보며 파는 사람들이 보일 뿐이다. 그래도 파는 사람이 있다면 누군가 사는 사람이 있을텐데, 애석하게도 평범한 사람들은 대부분 눈물을 흘리며 파는 쪽인 것 같다. 그리고 역시나 지금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좋은 물건들을 저렴한 가격에 사들이는 쪽은 부자들이다.
본능을 극복하는 방법
그래서 참으로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그들은 도대체 어떻게 이런 강력한 본능을 극복할 수 있게 되었을까?
나 역시 부자가 아니므로 확실한 답을 내리기는 어렵지만 그들(성공한 사람들)이 쓴 책과 경험담들을 통해 찾아낸 공통점이 있다면 바로 '선택에 대한 확신'이다. 그들은 대부분 운에 맡기는 투자를 하지 않았고, 자신의 선택에 대해서 확신을 갖고 있었다. 그들은 그들보다 앞서서 같은 길을 걸었던 성공한 사람들을 통해 배우고, 책과 강의 등을 통해서 해당 분야의 지식을 쌓았다. 그 결과 다른 사람들이 아니라고 할 때 혼자 맞설 수 있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결국 그 '확신'이라는 것은 지식과 경험을 통해서 나온다. 내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확신이 생기고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것이다. 그들이라고 두려움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불확실이 확실로 바뀔수록 두려움 또한 작아지게 된다. 그들은 그렇게 두려움에 정면으로 맞서기 보다는 배움을 통해 확실한 영역을 늘려감으로써 두려움을 줄이는 방법을 택한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 재테크 방법도 수학이나 읽기처럼 배워야 한다. 남이 안 가르쳐주기에 스스로 배워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독서다. 부자들의 첫 번째 취미가 독서인 게 우연이 아니다.
부자들이 책을 많이 읽는 이유
책만큼 타인의 지식과 경험을 빠르게 습득할 수 있는 도구는 없다. 그런 면에서 부자들이 책을 많이 읽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분야에서 성공하기 위한 가장 빠른 방법은 그 분야에서 가장 성공한 누군가를 찾아서 그가 했던 방법을 그대로 따라해 보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그가 그렇게 성공하기까지 투입한 수많은 시행착오의 시간을 절약하고, 성공에 다다르는 노하우를 빠르게 내 것으로 가져올 수 있다. 만약 내가 오롯이 시행착오를 겪으며 바닥부터 하나씩 해나간다고 했을 때, 과연 수년의 시간을 투입하면 그 분야에서 반드시 성공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아마도 장담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가장 성공한 사람의 노하우를 그대로 배울 수 있다면 그것은 마치 성공의 매뉴얼(공략집)을 전수 받는 것과 같은 것이다. 학창시절 게임을 해봤던 사람은 알 것이다. 맨땅에서 하나씩 직접 해보며 게임을 하다보면 몇날 며칠이 걸려도 게임을 깨기가 어려운데, 매뉴얼(공략집)을 보면서 게임을 하면 시간이 비교도 안되게 짧아질 뿐더러 너무나도 쉬워서 게임이 재미 없어질 정도가 된다. 그런데 어떤 분야가 됐든 내가 하려고 하는 대부분의 것들에는 그런식으로 매뉴얼이 있다. 바로 각 분야에서 가장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들이 '책'이라는 형태로 자신의 노하우를 몇년에 걸쳐서 아낌없이 쏟아낸 것이 그것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 '책'이라는 것은 많은 사람들에게 외면을 당한다. 학교 다닐 때 게임 공략집은 서로 못구해서 난리였는데 이상하게도 '책'은 인기가 없다. 우리나라 성인의 56%는 1년에 단 한권의 책도 읽지 않는다는 통계가 이를 잘 말해준다. 이 얼마나 신기한 일인가. 그래서 부자가 되는 사람들은 소수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 배는 항구에 있을 때 가장 안전하다. 그러나 거친 바다를 향해 나아간 배만이 보물섬을 찾는다. 모든 위대한 모험가와 탐험가는 손실공포 본능을 극복한 사람들이다. 투자는 언제나 위험한 것이다. 그러나 가장 큰 위험은 아무 투자도 하지 않는 것이다.
아무것도 안하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가장 편하고 안전하지만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 어제와 똑같이 살면서 내일이 달라지기를 기대하는건 헛된 망상일뿐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얘기다. 리스크를 감수하는 것은 모두에게 두려운 일이다. 하지만 그런 두려움을 극복하는 인간만이 성장할 수 있다. 지금 시장이 매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 책에 나오는 여러가지 본능들이 종합적으로 작용하는 시기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렇게 때문에 뻔한 이야기지만 위기이자 곧 기회의 시기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런 시기에 본능에 충실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어제와 똑같이 살게 될 것이고, 본능을 거슬러서 새로운 도전을 하는 사람들은 달라진 내일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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