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끌어당김의 법칙", "일체유심조", "말하는대로", "꿈은 이루어진다", "간절히 원하면 온 우주가 나서서 도와준다", "사람은 자신이 그린대로 삶을 산다" 등등.. 표현은 조금씩 다르지만 수 많은 자기계발서에서 항상 첫 번째로 강조하는 자기계발서 제 1 법칙이다. 자기계발서의 특성 상 긍정적인 측면을 강조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 법칙이 꼭 긍정적인 방향으로만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긍정적인쪽이든 부정적인쪽이든 자신이 믿는대로 삶이 흘러간다는 얘기다. 이 법칙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 동안 성공했던 수 많은 사람들이 한 결 같이 이 법칙을 틀림없는 진실이라고 주장하는데는 분명히 어떤 이유가 있을 것이다. 물론 나 역시 이 법칙은 진리라고 믿고 있다. 내 닉네임을 '내가그린대로'라고 지은 이유도 그 때문이다.
끌어당김의 법칙은 근거가 있는 이야기일까?
그런데 한 가지 궁금증이 있다. 사실 대부분의 성공서들을 보면 결과론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서 과거를 돌아보니 정말 내가 생각했던대로 그렇게 삶이 흘러왔더라."라고 말한다. 그것만으로는 뭔가 부족하다. 그 사람들이 정말 특별했기 때문에 그런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반박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이 법칙이 정말 과학적으로 어떤 근거가 있는 것일까?" 라는 질문을 하게 됐다. 오늘은 내 나름대로 그 이유를 써보려고 한다.
확증 편향 이론
이전에 포스팅했던 '클루지' 라는 책에서도 등장하듯 "인간은 자신이 믿고 싶은대로 믿는 경향이 있다." 이를 심리학 용어로 '확증 편향'이라고 한다.
'확증 편향'이란 자신의 견해 또는 주장에 도움이 되는 정보만(그것의 사실 여부를 떠나) 선택적으로 취하고, 자신이 믿고 싶지 않은 정보는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성향을 말한다. 다른 말로 자기 중심적 왜곡(myside bias)이라 부르기도 한다. 쉽게 말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보편적 현상이다. 예전에 한창 우리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타진요'와 같은 사람들이나 극단적인 진보 혹은 보수 주의자들이 이 '확증 편향'에 빠진 전형적인 사례이다. 제3자가 보기에도 그들은 비정상적으로 자기들이 믿고 싶은 것만 믿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그 사람들이 특이한게 아니다. 그 정도로 심각한 수준까지는 아니어도 인간은 누구나 확증 편향에 빠질 수 있다.
그렇다면 왜 이런 확증 편향이 생길까?
우리의 뇌는 사실이라고 믿고 있던 정보와 반대되는 증거를 인식하면 '인지 부조화'상태에 빠지게 된다. 이 상태가 되면 우리의 뇌는 심한 스트레스에 빠져 불편감/불쾌감을 느끼는데, 이런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나의 신념과 반대되는 증거를 의도적(자동적)으로 회피한다. 이를 통해 이전의 편안한 상태로 돌아가려고 하는 것이다. 우리 뇌의 이런 일련의 처리 과정은 나의 의지과 상관없이 자동적으로 작동하며, 그 결과로 확증 편향이 발생하게 된다. 그리고 여기서 한 가지 개념을 더 주목해야 하는데 바로 '인지부조화'다.
인지부조화 이론
인지부조화(認知不調和, Cognitive dissonance)란, 사람들이 자신의 태도와 행동 따위가 서로 모순되어 양립할 수 없다고 느끼는 불균형 상태이다. 예컨대 본래 자신의 의도와는 달리 모순되는 행동을 한 경우, 또는 사태가 자신의 의도와 무관하게 흘러가 버렸을 때 발생하는 불쾌감을 ‘인지 부조화’라고 한다.
즉, 내가 일단 무언가를 믿기 시작하면, 그 이후로는 나의 믿음에 부합하는 정보들만 선택적으로 지각하게 된다는 얘기다. 그렇게 편향된 정보들만 받아들이다보니 점점 내 믿음에 대한 확신이 강해지게된다. 그런데 그 강해진 믿음이 어떻게 삶을 바꾸는 것일까? 그것은 심리학에 나오는 또 다른 개념인 '자기 충족 예언', '피그말리온 효과', '플라시보 효과'로 설명할 수 있다. 이 셋은 용어는 각각 다르지만 결국 유사한 이야기를 한다. 어떤 신념이 강해지면 그게 곧 실제 결과로도 이어진다는게 그 요지다.
자기 충족 예언
자기 충족 예언은 어떤 예언이나 생각이 이루어질 거라고 강력하게 믿음으로써, 그 믿음 자체에 의한 피드백을 통해 행동을 변화시켜 직간접적으로 그 믿음이 실제로 이루어지게 하는 예측이다. 누군가가 어떤 상황을 진실이라고 정의하면, 그 상황은 결과적으로 진실이 된다는 것인데, 자기 충족 예언이 실현되는 예시는 다음과 같다.
평범하고 건실한 지역 은행에 어느 날 뚜렷하지 않은 이유로 많은 수의 고객이 방문한다. 그 장면을 목격한 다른 고객들은 은행의 재정에 어떤 문제가 생기지 않았는가를 불안해하고, 그 불안에 의해 자신의 계좌를 비우기 시작한다. 이 인출 행위는 은행 파산에 대한 소문을 확대하는 데 피드백을 주어 더 많은 고객이 계좌를 비워 결국 건실하던 은행이 갑작스럽게 부도를 맞는다는 시나리오였다. 머튼은 이 시나리오를 통해 상황에 대한 대중의 신념 자체가 그 상황을 통제하게 되어 예언이 스스로 이루어진다는 개념을 보여 준다(Merton, 1968).
피그말리온 효과 & 플라시보 효과
이와 유사한 이론으로 피그말리온 효과가 있다. 피그말리온 효과는 무언가에 대한 사람의 믿음, 기대, 예측이 실제적으로 일어나는 경향을 말하며 1964년 미국 하버드대학교의 교육심리학자 로버트 로젠탈(Robert Rosenthal)에 의해 실험되었다. 그는 실험을 통해 무작위로 선정한 학생들 중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고 교사가 기대를 표시한 학생들이 실제로도 지능이 향상되는 결과가 나타남을 증명했다. 누군가가 기대를 하는 것만으로도 그 기대를 받는 대상에게 실제로 변화가 일어날 수 있음을 입증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일반인들도 잘 아는 플라시보 효과과 있다. 플라시보 효과는 의사가 효과 없는 가짜 약 혹은 꾸며낸 치료법을 환자에게 제안했는데, 환자의 긍정적인 믿음으로 인해 병세가 호전되는 현상을 말한다. 믿음만으로도 실제로 몸에 변화가 생기는 것이다.
결국 종합해보면 이렇다
내가 어떻 것을 믿기 시작하면 그것에 부합하는 정보들만 선택적으로 취하게 되고, 실제로 그런 정보들에만 노출되다보니 점점 그 믿음이 굳어진다. 이런 믿음이 쌓여서 신념이 되는데, 그 신념은 곧 나의 행동을 바꾼다. 이게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내가 믿는대로 나의 의식적인 행동과 비의식적인 행동들이 바뀌는 것이다. 행동이 바뀌니 당연히 그 사람의 하루 하루가 달라지게 되고, 결국 삶도 달라지게 된다.
- 나는 된다 -> 되는 이유들을 선택적으로 지각 -> 된다고 점점 더 믿게됨 -> 점점 더 되는 이유들을 지각함 -> 된다고 확신 -> 되는 쪽으로 행동 -> 되는 행동이 습관이 됨 -> 그렇게 살게됨
- 나는 안된다 -> 안되는 이유들을 선택적으로 지각 - 안된다고 점점 더 믿게됨 -> 점점 더 안되는 이유들을 지각함 -> 안된다고 확신 -> 안되는 쪽으로 행동 -> 안되는 행동이 습관이 됨 -> 그렇게 살게됨
긍정적인 사람들이 항상 좋은 일만 일어난다고 하는 이유도, 부정적인 사람들이 항상 불평 불만만 일삼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실제로 그들은 그렇게 믿고 있기 때문에 자신이 믿는 것들만 선택적으로 지각하는 것이고, 반대의 정보는 뇌가 자동으로 필터링 해주고 있는 것이다. 자신이 생각한대로 삶이 흘러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내가 부정적인 사람이라면
그렇다면 내가 부정적인 사람인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할까? 평생 그렇게 살아야 하는것인가?
솔직히 말해서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살아온 시간이 길다면 더더욱 쉽지 않을 것이다. 이미 나의 생각들이 신념으로 굳어져서 뇌가 그 반대되는 정보들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을 바꾸기 위해서는 아마도 아주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그 과정이 쉽지는 않겠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정말 효과가 있는 방법이 하나 있다. 이것은 역행자의 저자인 자청이 말한 방법이다. 나와 유사한 상황, 혹은 나보다 오히려 안 좋은 상황에서 성공한 사람들을 가까이 하는 것이다.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다면 가장 좋다. 만약 그게 어렵다면 그들의 성공 스토리를 접하면 된다. 책이든 커뮤니티의 성공 후기든. 유튜브든. 역행자의 저자는 그런 스토리의 책을 30권 정도 읽으면 바뀔 수 있다고 말한다. 내 경험 상, 실제로 그런 사람들의 스토리를 10개 정도만 봐도 "어? 이런 사람도 이렇게 하는데.. 나라고 못할 이유가 있나?"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처음에도 언급 했듯, 반대되는 정보를 받아들이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이기 때문에 초반에는 그런 스토리를 보는 것 자체가 괴로울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 읽기를 포기한다.
내가 정말 간절히 바뀌고 싶다면 그 과정을 견뎌내야 한다. 그렇게 하다보면 그 동안 내가 믿어왔던 것들에 의문이 생기는 순간이 올 것이다. 그리고 어느 순간 그 의문이 확신으로 바뀌게 된다. 삶을 바꾸는 것은 그 과정이 먼저 이루어져야만 가능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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