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훈련 4개월차 후기(feat.하버드 글쓰기 비법_OREO)

글쓰기 훈련을 시작한지 벌써 4개월이 지났다. 대략 120일 동안 74개의 글을 썼으니 하루에 한 개씩은 아니어도 이틀에 한 개 이상은 글을 쓴 셈이다. 오늘은 4개월 간 글쓰기 훈련을 해본 결과, 실제로 글쓰기 실력이 늘기는 한 건지, 글쓰기를 잘하기 위해서 어떤 방법들을 참고했는지, 글쓰기 훈련을 통해 내 삶이 정말 나아지고 있는지를 돌아보고자 한다. ​

 

글쓰기 주제 잡는 방법

사실 글쓰기 훈련 초반에는 막상 글쓰기를 시작하기는 했지만 뭘 어떻게 써야할지 몰라서 어느 정도 시행착오를 겪었다. 초반 4일 정도까지는 그날 그날 생각나는대로 막 썼는데, 그러다보니 가장 힘든 것이 '주제'를 잡는 것이었다. 도대체 무슨 주제를 가지고 글을 써야할 지 감이 오지 않아서 많이 헤맸는데, 그러다가 역행자 책 뒷부분에 나온 방법에서 힌트를 얻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

 

1. 그 날 읽은 책에서 인상 깊었던 내용 중 하나를 주제로 잡고 글을 써볼 것.

2. 오늘 했던 생각 중 하나를 글로 정리해 볼 것. 단, 제한 시간을 정해두고 쓸 것. ​

 

나는 주로 1번 방식으로 글을 쓰게 되었고, 특히 그날 그날 읽은 책들의 내용을 요약해보고 그에 대한 내 생각을 정리하는 식으로 글쓰기 방향을 잡게 되었다. 하지만 그렇게 초반에 작성된 글을 지금 다시 보니 내용도 많이 부실할뿐더러, 무엇보다 책 내용에 대한 정리는 있지만 그에 대한 내 생각이 딱히 없다. 주장이 없는 글을 쓴 것이다. 그렇다고 책 내용을 정리해주는 정보의 가치가 컸냐고 하면 딱히 그런지도 모르겠다. 결과적으로 글을 쓴 목적이 명확하지 않은 그야말로 나 혼자 쓰고 나 혼자 읽는 글쓰기 연습 수준의 글을 썼다.

 

글쓰기 훈련 초반의 글

경제적 자유를 위한 5가지 공부법

 

어쨌든 그렇게 꾸준히 글쓰기 훈련을 하면서 2개월 쯤 지나자 어느 정도 요령이 생겼다. 특히나 이 시점에는 주로 과거에 아주 인상깊게 읽었던 책들을 다시 한 번 읽으면서 요약하고 그에 대한 내 생각을 정리했다. 분명 내게 아주 큰 인상을 남겨준 책들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시간이 많이 지나서 기억속에서 희미해진 부분들이 많았는데, 이참에 다시 정리하면서 확실하게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었다.

 

그리고 글쓰기 훈련 초반과는 다르게 책에 대한 나의 생각들을 보다 자세히 정리하기 시작했다. 특히나 글 속에 내 나름대로의 주장을 담기 시작한 것이 글쓰기 훈련 초반에 작성된 글과는 다른 점이었다. 그리고 전반적인 글의 분량도 확연히 늘어나서 글을 하나 쓰는데 시간이 많이 소요됐다. 대략 글 하나 쓰는데 2시간에서 길게는 4시간 가량 걸리기 시작했다.

 

글쓰기 훈련 2개월 차의 글

카네기 인간관계론 책요약_사람을 다루는 기본 방법

 

이후 보다 짜임새 있는 글을 쓰기 위해서 여러 글쓰기 방법들을 찾아보다가 '150년 하버드 글쓰기 비법'이라는 책의 내용을 보게 된다. 그 책을 통해서 OREO 맵에 따라 글쓰기를 하는 방법을 알게됐다. 이 방법에 따라 글쓰기를 하면 좋은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이다. ​

 

OREO맵?​

O(Opinion) 핵심 의견을 주장한다. "~하려면 ~하라"

• 퇴사 후 혼자 먹고살려면 당신의 책을 가져라

R(Reason) 이유와 근거로 주장을 증명한다. "왜냐하면 ~이기 때문이다"

• 책을 내면 전문적인 능력을 가진 사람으로 금세 소문 나기 때문이다. 강사 협의회에서 연구한 자료에 따르면 전문 강사들 가운데 저서를 가진 이들이 훨씬 강사료를 많이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E(Example) 사례와 예시로 거듭 증명한다. "예를 들면"

• 예를 들어 전직 고위 공무원인 A씨는 '이공계 공무원을 위한 소통법'이라는 책을 출간하자마자 공공기관에서 강의 요청이 쇄도했다.

O(Opinion&Offer) 핵심 의견을 강조하고 방법을 제안한다. "그러니 ~하려면 이렇게 해 보라"

• 그러니 퇴사 후 자립하고 평생 현역으로 살려면 당신의 책을 가져라. 우선 블로그에서 당신의 컨텐츠를 공유하고 이용자와 소통하는 것이 좋다.

출처 : 150년 하버드 글쓰기 비법

150년 하버드 글쓰기 비법 | 송숙희 - 교보문고

OREO맵을 알게 된 후로는 가급적 주장과 그에 대한 근거, 가능하다면 사례와 예시까지 담을 수 있는 글을 쓰려고 노력했다. 물론 모든 글을 그렇게 쓸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가급적 그에 따라 쓰려고 노력하다보니 예전보다 글의 퀄리티가 조금씩 높아지는 것을 느꼈다.

 

최근의 글

부의 본능을 깨우는 실전 솔루션_부의 본능(우석) 책리뷰

 

물론 아직도 어떤 날은 글이 너무 안써져서 억지로 꾸역꾸역 쓰다가 작성된 결과물을 보고 스스로 부끄러워질 때도 있고, 또 어떤 날은 글이 술술 잘 써져서 스스로 대견하게 느껴지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여러 글들 간에 편차가 있다는 것은 그만큼 내 수준이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

 

글쓰기 훈련의 장점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꾸준히 글을 쓰다보니 확실히 느껴지는 장점들이 있다. 아직까지는 '역행자'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내 머리가 더 좋아지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 글쓰기 훈련이 여러모로 도움이 되는건 사실이다. 특히나 나처럼 회사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여러 장면에서 글을 써야하는 일들이 생각보다 아주 많은데, 보고서든 이메일이든 이렇게 글을 써야하는 장면들에서 확실히 예전보다 소위 '글빨'이 많이 늘어난 것을 느낀다.

 

무엇보다 글을 쓰는 것이 예전보다 수월해졌고 글을 통해서 상대방을 설득하는 것도 더 용이해졌다. 실제로 내가 더 논리적으로 변한 것인지, 아니면 글을 계속 쓰다보니 내 글쓰는 스킬이 더 나아진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효과가 있는 것은 분명해보인다. 아직 4개월 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이렇게 효과가 느껴지는 것을 보면 역행자의 저자인 자청님의 주장대로 2년을 꾸준히 해나간다면 분명 많은 것들이 변할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

 

다만 앞으로 조금 더 보완해야 할 점들도 보인다. 이제는 글을 읽는 대상을 생각하고 쓸 필요가 있겠다는 점이 그것이다. 이전까지는 막연하게 '나랑 비슷한 상황에 있는 사람들이 글을 읽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며 딱히 읽는 사람을 타겟팅하고 글을 쓰지 않았는데, 그러다보니 누구를 위한 글인지 알 수 없는, 마치 일기와도 같은 글들도 더러 작성이 되었다. 이제는 이런 점들을 조금 더 보완해서 먼저 글을 읽는 대상을 설정하고 그에 맞는 글을 써보려고한다. ​

 

혹시나 예전의 나처럼 역행자 책을 읽고 '매일 글을 쓴다고 정말 삶이 달라질까? 속는셈치고 한 번 해볼까?' 라고 고민하는 분이 있다면 이 글이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이 블로그에 글쓰기 훈련 1일차부터의 기록이 있으니, 한 번 쭉 읽어보면서 실제로 글의 수준이 달라지는지 판단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다. 나 스스로는 글이 더 나아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느낄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어쨌든 다른건 몰라도 글쓰기 훈련을 통해 좋은 책을 보다 곱씹으며 읽을 수 있고 그래서 내 삶에 더 깊이 각인시킬 수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큰 장점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고민하지 말고 일단 시작해보기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