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권유로 수영을 시작한지 1년 정도 되었다. 평소에 물놀이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고 수영은 전혀 하지 못했던 터라 아내가 권할때마다 안하겠다고 고집을 부렸는데, 여차저차 아내에게 설득 당해서 시작하게 된 것이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수영 배우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직장인인터라 매주 토요일마다 1시간씩 강습을 받고 있는데, 처음 시작할때만해도 과연 1주일에 한 번 한다고 실력이 늘까하는 의구심이 가득했지만 지금은 제법 수영 시간을 기다리는 수준에 이르렀다. 물론 아직도 대단한 실력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제는 자유형, 평영, 그리고 접영까지 어느정도 흉내는 낼 수 있는 수준은 되는 것 같다.
중간중간 빼먹은 날들도 종종 있었는데 이정도로 하고 있는 내 자신의 모습이 신기하기도 하면서 한 편으로는 뿌듯하기도 하다. 그리고 바로 이런 점이 운동을 배울 때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이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사실 우리가 하는 많은 일들, 특히 머리를 써서 해야하는 일들은 대부분 내가 노력을 투입한다고 해도 그 성과가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 때문에 내가 지금 옳은 길로 가고 있는 것인지, 잘하고 있는지 못하고 있는지 판단하기가 어렵고 그러다보니 중도에 쉽게 포기를 하게 된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던 수영과 같은 운동이나, 자전거 타기와 같이 몸으로 익히는 것들은 내가 꾸준히 노력하는 만큼 그 성과가 눈에 바로 바로 보인다. 분명히 지난 주까지는 발동작이 잘 안됐었는데, 원리를 배우고 꾸준히 반복하다보면 조금씩 발동작이 되면서 물속에서 앞으로 나갈 수 있는 모습을 내가 직접 경험하고 볼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내가 성장하는 모습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것은 그 자체로 큰 동기부여가 된다. 물론 어떤 운동이든 처음 1~2달 정도는 기초를 쌓는 과정이 있게 마련이고, 그 시기는 내가 잘하고 있는지 아닌지 티가 잘 안나기 때문에 힘든게 사실이다. 그래서 운동을 처음 배우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보통 초반 1~2달을 못버티고 그만둔다.
하지만 그 시기를 잘 참고 넘기면 분명히 어느 순간부터 실력이 느는 것을 스스로 느낄 수 있고 그때부터는 배우는 것에 재미를 붙이면서 지속력을 갖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지속력을 갖기 시작하면 더욱 더 재미를 느끼게 되고 실력도 더욱 더 눈에 띄게 향상되며 그럴수록 점점 더 몰입하게 되는 선순환이 이루어진다. 내가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운동을 통해서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 것은 일상에도 큰 활력을 준다. 특히나 만약 내가 어떠한 계기로 자존감이 떨어지는 일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면, 그래도 다른 한쪽 영역에서는(그게 수영이든 자전거타기이든 뭐가 됐든)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본인 스스로에게 큰 위로가 된다.
뿐만 아니라 운동을 배우는 과정에서 꾸준하게 쌓이는 작은 성취/성공 경험들은 자존감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된다. 작은 성공 경험이 자존감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은 이미 많은 학술 연구들에서도 증명이 됐으며, 그간의 경험으로 미루어봤을 때 운동을 배우는 것이야말로 작은 성공경험들을 축적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자 자존감을 높이는 가장 쉬운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참고자료 : 소중한 내 아이, 작은 성공이 필요하다_우버人사이트
게다가 운동을 통해서 얻게 되는 체력 증진의 효과 또한 무시할 수 없다. 건강한 육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따라서 혹시 지금 삶이 고달프고 아무런 의욕도 생기지 않으며 자존감이 바닥에 떨어져 있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 운동을 배워 보셨으면 한다.
딱히 어느 종목을 선택해야할지 모르겠으면 필자가 그랬던 것처럼 그냥 수영을 해보는 것도 좋다. 수영은 강습 체계도 잘 잡혀있고 가격도 저렴하며, 물에서 허우적대다보면 그 자체로도 스트레스가 어느 정도 해소된다는 장점이 있다. 꼭 수영이 아니더라도 평소 배우고 싶었던 운동이 있었다면 이번 기회에 꼭 해보시길 바란다. 분명 시간이 지나서 그 때 그런 선택을 하기를 참 잘했다고 스스로 칭찬하는 날이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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