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방영중인 16기 나는 솔로는 솔직히 그 어떤 막장 드라마보다 재미있다. 그간 카네키 인간관계론 같은 책들을 아무리 열심히 읽어도 도대체 어떤 것이 인간관계를 잘 하는 것이고 못하는 것인지 깨닫기가 쉽지 않았는데, 나는 솔로에 나오는 다양한 인간 군상을 직접 눈으로 보고있으면 피부로 생생하게 와닿다 못해 소름이 끼친다.
분명히 방송용 카메라가 있을테고 지금 나의 행동들이 방송으로 나온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을텐데도 불구하고 인간이 가진 추악한 모습을 여과없이 드러내는 출연자들을 보며 혹시 나도 저렇게 살고 있지 않은지 반성하게 된다. 반대로 훌륭한 성품을 가진 사람은 비록 화면을 통해서 보고 있다해도 그가 얼마나 괜찮은 사람인지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새삼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특히나 이번 나는 솔로 16기는 그 동안 살면서 한번 쯤은 겪어 봤음직한 인간 관계에서 실망하게 되는 여러 포인트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그리고 더욱 무서운 것은 화면 속의 그들은 자신들이 이상하다는 것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그런 사람인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화면 상의 모습은 '저 사람은 평소에도 저런 사람이겠구나' 라고 추정할만한 행동들을 한다.
재밌는 사실은 이 프로그램을 보는 대중들의 의견이 대체로 비슷하다는 것이다. 나는 솔로와 관련된 후기나 댓글 등을 보면 각자 그간 살아왔던 경험들을 바탕으로 출연자의 성격은 어떻니 이런 행동을 한 이유는 이것 때문이니 하는 나름의 분석들을 하는데, 신기하게도 사람들에게 욕을먹는 사람과 인간적인 매력을 어필하는 사람이 대부분 일치한다.
대중이 꼭 옳다는 것은 아니지만 사람들은 타인을 평가할 때 대부분 비슷하게 느끼고있으며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건 다 알고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 굳이 당사자에게는 이 얘기를 하지 않는다. 당사자가 무안해할까봐 일수도 있고, 별로 친하지 않아서 일수도 있고 딱히 그 사람을 좋아하지 않아서 일 수도 있지만 어쨌든 말하지 않는다. 뭐가 됐든 영숙이랑 영자는 이상하고 영식이가 괜찮은 사람이라는 것 정도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다들 비슷하게 느끼고 있다는 말이다.
그러니 혹시라도 내가 누군가를 기만하는 행동을 할 때 그걸 사람들이 모를거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사람들을 너무 과소 평가 하는 것이다. 다들 모르는 것처럼 보인다면 그건 모르는 것이 아니라 모르는 척 해주고 있는 것일 가능성이 더 크다. 뒤에서는 이미 다들 내 욕을 하고 있을 수 있다. 사람들은 바보가 아니다.
이번 기수 나는 솔로를 보면서 행동거지를 조심해야겠다고 새삼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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