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나는 솔로 16기 방송은 그야말로 스펙타클했다. 꼬일대로 꼬여버린 광수와 옥순의 관계.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당사자들이 드디어 그 내막을 알게되는 것인가 기대를 했는데.. 결과는 개판이었다.
광수는 옥순이에게 그간 둘 사이에 생긴 오해의 근원에 영철과 영숙의 뇌피셜이 있었다고 말하며, 자기가 남 이야기만 듣고 판단한 것은 잘못이지만 그들이 본인에게 왜 그렇게 잘못된 말들을 전달한건지 이해할 수 없다고 울분을 토한다.
하지만 옥순은 광수에게 단호히 말한다. 다른 사람들이 뭐라고 했든지 네가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잡았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고(심지어 본인에게 사실여부를 확인하지도 않았고), 게다가 설령 그게 사실이라고 할지라도 매력 어필을 더 해보려는 노력을 할 수도 있는건데 그런 것도 없이 바로 포기하고 다른 사람에게 휙 가버린 모습이 더 실망스러웠다는 것이다.
이 말을 들은 광수는 할 말이 없다. 옥순의 말이 구구절절 맞는 말이고, 비록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옥순의 마음이 돌아섰다고 착각하게된 후 광수가 보여준 행동들은 그야말로 찌질함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사실 옥순이 저렇게 이야기 했을 때 광수가 자신의 잘못을 깨끗하게 인정하고 "남들 말에 휘둘려서 정작 당사자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바보같은 모습을 보였다. 많이 후회가 되고 옥순님에게 미안하다. 그래도 저는 아직 옥순님에 대한 좋은 감정이 남아있으니 옥순님이 괜찮으시다면 남은 시간동안이라도 잘해보기 위해서 노력을 해보고 싶다." 이 정도로만 이야기 했어도 일말의 가능성은 있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광수는 아쉬운 마음에 또 다시 최악의 수를 둔다. 오해의 원흉 중 하나인 영철이를 불러내서 옥순과 삼자대면을 한 것이다. 그리고는 둘이서 네가 맞니 내가 맞니 옥순 앞에서 감정 싸움을 한다. 그걸 보고 있는 옥순의 표정은 점점 썩어가고 광수와 영철의 대화는 갈등만 더 쌓인채 마무리된다.
숙소 앞에서 영철은 사람들에게 광수 성격이 이상하다며 광수가 옥순이랑 잘 안된 것을 자기 탓으로 돌리려 한다고 이야기한다. 이 사태의 원흉 중 하나인 영자는 광수가 남탓을 하고 싶은 거라며 영철에게 맞장구를 쳐주고 다들 광수가 이상하다는 식으로 대화를 마무리한다. 그렇게 나는 솔로 16기 멤버들 사이에서 왕따가 되어버린 듯한 광수의 모습을 보여주며 이번 화가 끝난다.
이번 주 나는솔로 16기 돌싱 특집을 보면서 참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됐다. 같이 방송을 보던 아내는 이 모든 일은 광수가 자처한 것이라며 옥순이한테 갖은 굴욕을 안겨줄 땐 언제고 이제와서 왜저러냐고 저렇게 당해도 싸다고 말을 한다. 그리고 애꿎은 영철이에게 왜 화풀이를 하고 있냐며 광수 성격 진짜 이상하다고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다.
나는 조금 의아했다. 광수가 결과적으로 욕먹을 짓들을 많이 하기는 했지만 엄연히 피해자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욕먹을 짓을 했으니 당해도 싸다 라는 논리가 성립되는 것을 옆에서 보고 있으니, 나처럼 광수가 피해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아내처럼 '당해도 싸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이 모든 것들은 애초에 옆에서 뇌피셜로 혼란을 주는 사람들이 없었다면 벌어지지 않았을 일인데, 거기에 속은 피해자가 밉상 짓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욕을 다 뒤집어 쓰는 이 상황이 이상하게 느껴졌다. 물론 광수의 행동들을 옹호하려는 것은 아니다. 내가 봐도 광수의 행동들은 찌질이 같았다. 하지만 엄연히 가해자들이 존재하지 않나.. 그런데 가해자들은 뻔뻔하게 사람 한 명을 바보로 만들고 하하호호 웃고 떠들고 있는데 당한 사람은 완전히 바보가 되어 혼자 남겨진 모습이 매우 씁쓸하게 느껴졌다.
이는 마치 누군가 작정하고 두 사람 사이를 이간질 했고 그 중 한명이 분에 못이겨 다른 한쪽을 때렸는데, 이간질한 사람들은 뒤로 싹 빠지고 속아서 때린 사람만 쓰레기가 된 그런 상황과 유사해 보인다. 물론 진위여부도 확인하지 않고 폭력을 행사한 것에 대해서는 당연히 욕을 먹어야 하겠지만 그 전에 이 일의 근본적인 원흉인 이간질한 사람들이 먼저 욕을 먹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이건 모두 카메라가 돌아가고 있는 상황에 벌어진 일이다. 그래서 제3자의 눈으로 상황을 지켜볼 수 있었기 때문에 광수가 불쌍하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나도 만약 저기에 있는 무리들 중 하나였다면? 나 역시 광수가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현실에서는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겠구나.. 여럿이서 사람하나 바보로 만드는 것은 일도 아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부디 이번 돌싱 특집 영숙, 영자, 영철은 방송을 보면서 반성을 좀 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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