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특별한 독서모임 이야기

나는 독서모임을 하나 하고 있다. 매월 한 권씩 책을 읽고 각자 느낀바를 공유하는 이 모임은 언뜻 보기에는 매우 평범하지만 내게는 특별하다. 바로 이 모임을 함께하는 사람들 때문이다. 그들은 고등학교때부터 20년 넘는 세월을 함께한 나의 가장 친한 친구들이다. 나는 이들과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매월 한 번씩 꾸준히 독서모임을 해오고 있다. ​

 

처음 독서 모임을 시작한 계기는 나 때문이었다. 당시의 나는 '성공, 부, 재테크'와 관련된 책에 몰두하다가 내가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경제적 자유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훗날 내가 경제적 자유를 이뤘을 때 내가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도 함께 잘살고 있기를 바랐다. 내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좋은 것들을 좋은 사람과 함께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

 

'나와 가장 가까운 5명의 평균이 곧 나의 모습'이라는 말처럼, 나 혼자서만 잘될 수도 없고 잘돼서도 안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친구들에게 독서모임을 하자고 제안했다. 다들 처음에는 '얘가 갑자기 왜이러나.. 뭘 잘못먹었나..'하는 반응이었지만, 나의 진지한 모습과 설명을 듣고 다들 까짓거 한 번 해보자고 이야기를 했다. 그렇게 2020년 7월 롭무어의 레버리지를 주제로 첫 독서 모임이 시작됐고 지금까지 쭉 이어져오고 있다. 그리고 벌써 30권이 넘는 책을 친구들과 함께 읽고 이야기했다. ​

 

이 독서모임을 시작한 것은 내 인생에서 정말 잘한 선택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보통 '목적을 가지고 만나는 사람들'과 '친교를 위해 만나는 사람들'을 구분한다. 일반적으로 전자는 사회에 나와서 만난 사람들이고 후자는 학창시절부터 이어져온 말그대로 '친구'인 경우가 많다. 물론 사회에 나와서 자기계발이나 부동산, 재테크 등 어떤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만난 사람들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좋은 관계 혹은 친구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각자의 성장 혹은 재테크 등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만난만큼 슬럼프나 이슈 등이 생기면 그 결속이 쉽게 끊어진다. ​

 

하지만 친구는 그냥 친구다. 특별한 목적 없이 시덥잖은 이야기를 해도 함께 있는 것만으로 즐거운 것이 친구다. 그런데 그런 친구들과 이렇게 의미있는 모임을 하고있으니 당연히 그 기쁨도 배가된다. 때로는 슬럼프에 빠질 때도 있는데 그때는 그냥 서로의 근황 이야기를 하면서 요즘은 의욕이 떨어진다고 하소연 하기도 한다. 재밌는 것은 그 모임을 나 포함 4명이 하고 있는데 각자의 싸이클에 따라 한 명 정도는 동기가 올라와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내가 하늘을 찌를 듯한 의욕으로 모임도 제안하고 이끌어갔지만, 어느 시점이 되어 내 페이스가 떨어졌을 때는 다른 친구가 강의도 듣고 부동산 임장도 다니며 페이스가 올라왔고, 또 그 친구가 페이스가 떨어질 즈음에는 또 다른 친구가 페이스가 올라왔다. 그런 식으로 모임이 쭉 이어져왔다. 서로 그런 모습을 보면서 자극도 받고 응원도하고 도움도 얻으며 함께 성장하고 있으니 더할 나위가 없다. ​

 

또 하나 이점이 있다면 각자의 아내들이 매우 좋아한다는 것이다. 원래도 반기에 한 번 정도는 네 가족이 함께 여행을 다닐 정도로 가족들끼리 친분이 있었지만 독서모임을 시작한 이후로는 아내들이 오히려 이 모임을 더 지지해 준다. 내가 생각해도 남자 넷이 모이면 당구 한게임 치고 술한잔 하러 가는 것이 일반적인데(물론 우리도 예전에는 그랬다), 책을 읽고 토론을 한다니 평범한 케이스는 아닌 것 같다. 어쨌든 덕분에 가족들간의 교류도 더 활발해졌다. ​

 

아직 우리가 뭔가를 이룬것은 아니지만 우리에게는 꿈이 있다. 은퇴 후에는 네 가족이 함께 크루즈를 타고 세계여행을 자유롭게 다닐 수 있을 정도로 각자 여유있는 삶을 살게 되는 것이 그것이다.

각자 그리는 행복한 삶의 모습은 조금씩 다르겠지만 그래도 친구들 모두 꾸준히 성장하여 서로가 원하는 삶을 살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시간과 돈에 구애받지 않고 좋은 것들을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날이 꼭 오리라 믿는다.

 

이런 친구들이 곁에 있으니 나는 참 행운아다. 나 역시 내 친구들의 평균을 높이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하루 하루 더 잘 살아야겠다고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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