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내 삶의 주체가 된다는 것_주인의식

by 내가그린대로산다 2023. 5. 4.
반응형

내 첫 직장은 인사컨설팅 회사였다. 당시 고객들은 주로 국내의 대기업들이었고, HR과 관련된 직무 특성 상 해당 기업에서 높은 위치에 계신분들과 인터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있었다.

그 인터뷰라는 것은 대개 그 분들이 생각하는 일 잘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 그들이 가진 특성은 무엇인지를 확인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대부분의 항목은 인터뷰에 참여한 분의 성향에 따라 다양하게 나왔다. 끈기, 실행력, 창의성, 문제해결력, 팀워크 등등 그런데 신기하게도 유독 한 가지 항목만은 누구를 인터뷰하든 한결같이 빠지지 않고 중요하다고 언급이 됐다. 바로 ‘주인의식’이다. ​

 

주인의식

주인의식, 참으로 어려운 말이다. 특히나 요즘은 시대가 바뀌어서 주인의식을 잘못 강조하면 "내 회사도 아닌데 무슨 주인 타령이냐"며 ‘꼰대’라고 욕먹을 수도 있다. 함부로 입에 올리면 안되는 무시무시한 단어이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자리에 올라간 많은 분들이 한결같이 그 단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데는 분명히 어떤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분들이 말하는 주인의식은 과연 무엇일까? 그리고 나름대로 일로써 성공했다고 할 수 있는 그 분들은 왜 그토록 하나같이 주인의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을까? ​

 

주인의식의 사전적 정의는 ‘일이나 단체 따위에 대하여 주체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이끌어 가야 한다는 의식’이다. 여기서 의미 있는 단어가 나온다. 바로 ‘주체’이다. 그렇다. 주인의식이 있어야 한다는 말은 일에서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주체는 이끌어가는 존재이다. 객체는 이끌어주는 주체가 있어야만 움직일 수 있지만 주체는 자신이 직접 움직임을 만든다. ​

 

그렇다면 일에서 주체가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잘하면 일에서 주체가 되는 것일까? 일에서 주체가 되는 사람들은 무엇이 다를까? ​

 

다음의 사례를 읽으면 어느 정도 감이 올 것이다. ​

 

1952년 1월 한국 전쟁이 한창이던 어느 겨울이었다. 당시 한국에 주둔했던 미 8군이 유엔군 묘지 단장 공사에 참여할 회사를 찾기 위해 공개 입찰을 진행했다. 미군은 한 가지 까다로운 조건을 내세웠는데, 묘지에 푸른 잔디를 깔아달라는 것이었다. 기한도 단 5일 밖에 주어지지 않았다. 미군과 연계된 사업은 큰돈을 벌 수 있는 기회였음에도, 한겨울에 푸른 잔디를 깔 방법은 없었다. 많은 회사들이 고개를 저으며 하나 둘 입찰을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

그런데 30대의 한 젊은 사업가만이 미군 측에 질문을 던졌다.

"왜 이 한겨울에 푸른 잔디를 깔으려 하는 겁니까?"

미군의 답은 곧 극비 방한하는 미국의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유엔군 묘지를 방문 예정이며 황량한 묘지를 보여주는 것보다 푸른 묘지를 보여주려고 한다는 것이었다. 젊은 사업가는 다시 "그렇다면 꼭 잔디가 아니더라도 푸르기만 하면 되는 것 아닌가요?" 라는 질문을 던졌고, "상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그 기업가는 그 길로 수십 대의 트럭을 동원해 밭에 있는 푸른 보리를 옮겨 심었다. 이를 본 미군은 "원더풀! 원더풀!"을 연발했다. 이 일을 계기로 이후 미군이 건설하는 현장 수주는 그 젊은 사업가의 회사가 단독으로 차지하게 되었고 이후 그 회사는 급속한 성장을 하게된다. 이 이야기는 바로 현대건설의 사장이었던 故 정주영 회장의 유명한 일화이다. ​

출처 : pixabay

당시 다른 회사들이 미군의 요청을 받고 "어떻게 해야 하지?"라는 수행 방법을 생각할 때 현대건설 사장 정주영은 "왜(Why) 한 겨울에 푸른 잔디를 깔려고 하지?"라는 질문을 했다. 결국 정주영 사장은 그 질문 하나로 큰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당시 정주영 사장은 그 회사의 주인이었기 때문에 그런 질문을 할 수 있었을까? 아니면 그런 질문을 할 수 있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그 회사의 주인이 될 수 있었던 것일까? ​

 

How를 고민하느냐 Why를 고민하느냐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을 착수할 때 How를 고민한다. 어떻게 이 일을 할 수 있을까를 먼저 고민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일의 주인이 되는 사람은 Why를 고민한다. 이 일의 목적이 무엇인지를 먼저 고민하는 것이다. 자기 스스로 그 일을 하는 목적이 명확해질 때 비로소 그 일의 주인이 될 수 있다. 지시에 얽매이지 않고 스스로 해결책을 찾아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How만을 고민하는 사람들은 일을 지시한 사람의 틀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 일을 지시받은 대상일 뿐 스스로 주체가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

 

나는 이것이 비단 일에만 국한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의 인생도 이와 비슷하다. 많은 사람들이 내가 내 인생의 주인으로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은 삶도 많다. 대부분 어떻게 살 것인지만 고민하기 때문이다. 내가 어떻게 살고 싶은지를 고민하면 "부자로 살고 싶다.", "잘 살고 싶다.", "가늘고 길게 살고 싶다." 등의 답변이 나온다. 그러한 답변들이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그에 앞서서 내가 왜 부자가 되고 싶은지, 내가 왜 잘살고 싶은지, 내가 왜 가늘고 길게 살고 싶은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

 

내 삶의 Why는 무엇인가

궁극적으로 내가 사는 이유를 먼저 고민하고 답을 내리면 그 다음으로는 어떻게 그런 것들을 이루며 살아갈 것인지 그 방향성이 명확해지게 된다. 만약 "내가 사는 이유"라는 질문이 너무 막연하다면 "내 삶의 목적", "내 삶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 등으로 질문을 바꿔도 무방할 것이다. 그리고 이 질문의 답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꼭 거창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나도 이 질문에 대해서 몇 날 며칠을 고민했던 적이 있는데, 내가 내린 대답은 참으로 뻔하고도 싱거웠다. ​

 

“나는 행복하기 위해서 산다.” ​

 

하지만 그 부분이 명확해지고 나자 비로소 “내가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나는 어떨 때 행복을 느끼나?” 등의 질문이 나올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런 질문들에 하나씩 스스로 대답해보면서 삶의 방향성이 한결 명확해졌다. ​

 

이 글을 읽는 분들은 혹시 스스로에게 그런 질문을 던져본 적이 있는지 궁금하다. 만약 아직 없다면, 한 번쯤 해봤으면 한다. 쉽게 답이 나오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진지하게 그 질문에 대해서 스스로 고민해보고 답을 내린다면 분명 당신의 삶에 많은 긍정적인 변화들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부디 미루지 말고 꼭 해보시길 바란다. ​

 

 

함께 읽으면 좋은 글

 

주체적인 삶과 '잘' 산다는 것(feat. 탁월한 사유의 시선_최진석 교수)

생각을 수입하는 사람들은 생각을 수출하는 사람들이 생각한 결과들을 수용한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스스로 생각하는 일이 어려워져버린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생각한 결과들은 잘 숙지하

naegagreen.com

 

일을 잘하는 것과 부자 되는 것의 공통 분모_시각화

직장 생활에서 일을 잘한다는 것은 뭘까?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핵심은 바로 '성과'를 잘 내는 것 이라고 생각한다. 성과(成果) 성과(成果)의 사전적 의미는 '이루어 낸 결실'이다. 즉, 어떤 일을

naegagreen.com

 

인생을 업그레이드 하는 방법_뇌 최적화(feat. 역행자)

인생을 바꾸는 방법은 간단하다. 의사 결정력을 높이면 된다. 그리고 의사 결정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더 똑똑해져야 한다. 뇌가 빠르게 돌아갈 수 있도록 최적화 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예전에

naegagreen.com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