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채사장 작가의 책을 좋아합니다. 베스트셀러이자 채사장을 유명하게 만들어준 책, 지적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지대넓얕)을 읽으면서 처음 채사장이라는 작가를 알게되었고, 그 이후로 그가 쓴 다른 책들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지대넓얕 시리즈를 포함하여 시민의 교양, 열한계단, 그리고 오늘 소개할 이 책 '우리는 언젠가 만난다' 까지 채사장의 책은 거의 다 읽은 것 같습니다.
채사장은 매우 어려운 이야기들을 아주 쉽게 풀어서 설명하는 재주가 있습니다. 특히나 '열한계단'이나 '우리는 언젠가 만난다', '지대넓얕 제로'와 같은 책들은 철학적으로 매우 심오한 주제들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책의 내용 자체만 봤을 때는 저와 같이 평범한 사람들은 접근하기 쉽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심오하고 어려운 내용들을 일반인도 이해하기 쉽도록 풀어서 쓰는 것이 작가 채사장이 가진 매력이자 특기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소개할 채사장의 책 '우리는 언젠가 만난다'는 관계에 관한 책입니다. 우리가 태어나고 인생을 살아가면서 자연스럽게 맺게되는 여러가지 관계들과 그 안에서 나는 무엇인지, 삶이라는 것은 대체 무엇이고 죽음은 또 무엇인지, 그리고 나의 존재의 이유는 무엇인지 등 관계로부터 파생된 여러가지 철학적인 질문들과 그에 대한 작가 나름대로의 답변으로 이 책은 구성되어 있습니다.
무엇인가를 이해하려면 그것 밖으로 걸어나가서, 그것에서 벗어난 뒤, 다른 것을 둘러봐야만 한다. 모든 지식은 그것을 이해하기 위해서 그것이 아닌 것들로부터 시작해야만 한다.
책 내용
우리는 나면서부터 관계를 맺는다. 아니, 정확히는, 원하지 않아도 탄생의 순간 바로 그 즉시 타인과, 세계와의 관계가 생긴다. 그보다 더 본질적으로는 '나와의 관계'라는 숙제를 떠안고 삶이 시작된다. 하지만 죽는 순간까지 일생을 치러도 어려운 것이 관계다. 작가 채사장은 관계를 이해해야 나라는 존재에 대해, 나아가 삶과 죽음의 의미에 대해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래야만 이 낯설고 두려운 생을 붙잡고 살 수 있다고.
별 모양의 지식을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별 모양의 지식이 담겨진 책을 읽으면 될까요? 한번에 읽으면 안 될 것 같으니 여러 번 반복해서 읽어보는 거죠.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이런 방법으로는 별이라는 지식을 얻을 수 없어요. 지식은 그런 방법으로 얻을 수 있는게 아닙니다. 다른 책을 펴야 해요. 삼각형이 그려진 책, 사각형이 그려진 책, 원이 그려진 책. 이런 책들을 다양하게 읽었을 때, 삼각형과 사각형과 원이 내 머릿속에 들어와 비로소 별을 만드는 것입니다.
책을 읽고 느낀 점 / 리뷰
관계에 대한 책이라고 해서 조금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골랐는데 책의 내용은 예상과 다르게 많이 무거웠고 철학적인 내용들로 가득했습니다. 하지만 그 동안 살아오면서 생각해보지도 못했던 질문들과(예를 들면 '세계의 존재는 나의 존재보다 앞서는가?'와 같은) 그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보면서 읽는 내내 흥미진진했고, 철학이라는 학문에 대해서도 관심이 조금 생기게 된 것 같습니다.
책 전반에 채사장 특유의 약간은 염세주의적인 혹은 어두운 그런 분위기가 흐르지만 그렇다고 해서 결론이 어둡지는 않은 책입니다. "내가 생을 마감할 때 성공, 경쟁, 부와 같은 지금 눈 앞에 중요해 보이는 것들보다는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일상적이고 따뜻한 순간들을 더 많이 만들지 못했음을 후회할 것"이라는 부분이 개인적으로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지대넓얕을 쓴 채사장 작가의 책을 좋아하는 분, 혹은 '삶이란 무엇인가?' 등의 철학적인 주제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한 번쯤 읽어볼만한 책입니다. 책이 조금 심오하기는 한데, 앞서도 말했듯이 작가인 채사장이 워낙 쉽게 글을 잘 쓰는 사람이기 때문에 술술 잘 읽힙니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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