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자청 작가의 역행자 책에서 언급하는 '역행자 7단계 모델' 중 3단계인 유전자 오작동에 대해서 정리해보고자 한다.
진화의 목적은 완벽함이 아니라 생존이다. '클루지'의 저자 개리 마커스에 따르면, 진화라는 것은 아주 합리적이거나 계획적으로 일어난 것이 아니다. 진화는 늘 낡은 버전위에 새로 업데이트를 덧씌우는 식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오류가 많을 수밖에 없다.
맹점이 있는 눈의 구조, 사랑니, 맹장 등등 우리 몸은 여러 오류들로 가득차 있다. 이는 진화의 목적이 완벽함이 아니라 적응과 생존이기 때문이다. 개리 마커스는 육체 뿐만 아니라 뇌 또한 그렇다는 점을 지적하는데, 여기서 클루지(세련되지 못하고 약간 엉망인 해결책)가 발생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런 클루지로 인해 인간은 자꾸 바보같은 의사결정들을 내린다. 이것이 바로 유전자의 오작동이다.
왜 사람들은 결심만 하고 실행을 못할까? 인간이 새로운 도전을 꺼리도록 진화했기 때문이다. 원시시대에는 새롭게 도전한답시고 오지에 가거나 호랑이에게 덤볐다가는 그대로 끝이었다. 오히려 혜택은 직접 도전하지 않고 뒤에서 기다렸던 사람들에게 돌아갔다. 현재의 우리는 잔머리가 있는 겁쟁이의 후손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이런 조심성 강한 유전자는 과거에는 필요했을지 몰라도 오늘날에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반대이다. 유튜브나 블로그 등 새로운 플랫폼에 도전했다가 실패한다고 죽을일은 없지만 나의 유전자는 새로운 것을 못하게 막기 때문에 실행하지 못한다. 그래서 결국 부자가 될 수 있는 수많은 기회를 놓친다.
이런 대표적인 유전자 오작동 사례로는 1. 평판으로 인한 오작동(사람들 눈치 보면서 판단 오류를 범하고 있지 않은가?) 2. 새로운 경험에 대한 오작동(새로운 것을 배우는 데 겁을 먹고 있지 않은가?) 3. 손실 회피 편향(손해를 볼까 봐 너무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지 않나?) 등이 있다.
결국 이런 오작동을 극복해야만 부자가 될 수 있다. 유전자 오작동대로 사는 삶은 결국 본능대로의 삶이기 때문이다. 부자가 되려면 순리자의 삶이 아닌 역행자의 삶을 살아야 한다.
역행자 책 중 '유전자 오작동' 파트의 내용은 이전에 내가 아주 인상깊게 읽었던 브라운스톤의 책 '부의 본능'에서 나오는 내용과 거의 흡사하다. 다만, 역행자 책에서는 가장 중요한 내용이 빠졌는데, 바로 무리짓는 본능에 대한 이야기 이다.
원시시대의 인간들에게 무리에서의 이탈은 곧 죽음을 의미했기 때문에 인간의 무리짓는 본능은 매우 강력한 본능이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은 대중속에 있을 때 편안함을 느낀다. 그리고 이런 강력한 본능이 부자가 되는데 있어서는 가장 강력한 걸림돌이라고 생각한다.
수 많은 성공한 투자자들이 하나 같이 대중과 반대편에 서야 돈을 벌 수 있다고 강조하는 것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닌 것이다. 이 책 '역행자' 역시 유전자 오작동 챕터에서 그 내용을 소개하고 있지는 않지만, 책의 제목 자체가 그런 의미를 담고 있기도 하거니와 전반적인 책의 내용 자체도 순리자들(일반 대중)과 반대로 가라(역행자)고 이야기하는 것이므로 눈치 빠른 사람들은 알아채긴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챕터에서 그 내용이 빠진 것은 조금 아쉬웠다. 무리짓는 본능을 소개하면서 왜 순리자가 아닌 역행자가 되어야 하는지 같이 소개했다면 조금 더 탄탄한 내용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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