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말부터 스멀스멀 나오던 경기침체에 대한 이야기가 최근 몇 달 상승 분위기로 잠잠했는데, 며칠전부터 경기침체 우려에 대한 전망이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다.
그야말로 현재 상황은 경기침체가 오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과 조만간 큰 경기침체가 올 것이라는 전망이 공존하는 분위기다. 그렇다면 과연 지금이 경기 침체가 오기 직전일까? 만약 그렇다면 경기 침체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이런 궁금증이 생겨서 몇 몇 기사들을 찾아봤다. 그리고 아래와 같은 기사를 찾을 수 있었다.
지금 미국이 경기침체인지 아무도 모른다 2022-08-14
경기침체란 무엇인가
미국 경기침체의 공식 판정은 경제학자 연구 모임인 ‘전미경제연구소’(NBER)에서 한다. NBER에 속한 경제학 교수 8명이 ‘경기순환위원회’(BCDC)를 열고 경기침체 여부를 결정하는데 민간기구라 회의가 언제 어디서 열리는지, 공표를 언제 할지 등을 공개할 의무가 없다.
논란을 일으킨 것은 이들이 정한 추상적인 경기침체의 정의다. NBER은 경기침체를 ‘경제 활동의 현저한 감소가 경제 전반에 확산되고 몇 달간 지속할 때’로 규정하고 있다. 경제 활동이 얼마나 감소해야 현저한 것인지, 몇 달 지속돼야 하는지 등이 정해진 바가 없다.
경기침체를 선언하는 시기도 문제다. 그동안 NBER은 경기침체가 시작되고 5개월에서 1년이 지난 뒤에야 경기침체 시작을 공식선언했다. 각종 통계를 확인하는데 시간이 걸려서다. 전 세계 공장이 문을 닫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때도 경기침체에 들어서고 4개월이 지나서야 경기침체를 발표했다. WSJ은 “경기침체가 왔다고 해도 몇 달 동안 우리는 그러한 사실을 모를 것”이라고 지난달 30일 보도했다.
특히, 이번에는 경기침체 결정을 내리기가 더욱 어려울 것 같다. 실업률이 낮은 상황에서 경기가 침체되는 일이 흔치 않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총 12번의 경기침체가 있었는데, 이 기간 실업률은 모두 6%를 넘어섰다.
지금이 경기침체인지, 아닌지 알 수 없지만 일부 조짐들은 나타나고 있다. 먼저 고용에서 미묘한 분위기 변화가 감지된다. 주요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인력을 줄이고 있다. 소비 동력도 떨어지고 있다.
연준과 일부 전문가들이 얕은 경기침체를 예고하고 있지만, 경미한 경기침체도 경제에 상처를 준다는 점이 문제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실업률이 2%포인트 증가했을 때 약 300만 명의 미국인이 일자리를 잃는다.
이 기사에서 다음 부분에 주목이됐다. '그동안 NBER은 경기침체가 시작되고 5개월에서 1년이 지난 뒤에야 경기침체 시작을 공식선언했다. 각종 통계를 확인하는데 시간이 걸려서다. 전 세계 공장이 문을 닫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때도 경기침체에 들어서고 4개월이 지나서야 경기침체를 발표했다. WSJ은 “경기침체가 왔다고 해도 몇 달 동안 우리는 그러한 사실을 모를 것”이라고 지난달 30일 보도했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경기 침체의 중간에 있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그런지 아닌지 그 당시에는 알 수 없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지금이 경기침체 직전이든 경기침체의 중간이든 그게 뭐가 그리 중요할까? 바로 투자의 방향을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했을 때 이제부터 본격적인 경기침체가 시작될 것으로 예측된다면 당연히 투자 시장 또한 위축될 것이고, 따라서 투자 비중을 줄이거나 관망하는 등의 전략을 취하는 것이 적절한 대응 방안이라고 여겨 질 수 있다.
하지만 오늘 소개 할 이 책 '주식시장은 어떻게 반복되는가'의 저자인 켄 피셔는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 내가 앞서 길게 이런 저런 기사들을 모아본 것도 과연 지금 상황과 저자가 말하고 있는 상황이 부합하는가? 라는 의문이 들어서였다. 이 책에서 '경기침체'와 관련하여 언급한 주요 내용들을 먼저 정리해본다.
주식시장은 어떻게 반복되는가 : 역사에서 배우는 켄 피셔의 백전불태 투자 전략
- 이번에는 다르다고 생각하면서 경기 침체가 영원히 이어질 것으로 믿은 사람들은 급등장을 놓쳤다. 그러나 잘 분산된 포트폴리오를 계속 보유한 사람들은 지난 약세장에서 입은 손실 대부분을 빠르게 회복할 수 있었다. 이는 이례적인 시장 흐름이 아니다. 지극히 정상적인 흐름이다. 주식은 악재를 선반영해 공식적으로 경기 침체가 시작되기 전에 하락한다. 시장은 최악의 상황이 지나갔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사람들은 최악의 결과만을 상상한다. 이러한 착각과 현실 사이의 괴리에 의해, 주식은 경기가 회복되기 전에 바닥을 치고 급등하기 시작한다.
- 약세장과 경기 침체 기간이 항상 겹치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겹친다. 대형 강세장과 약세장에서, 주식은 경기보다 앞서서 움직인다. 주식은 경기가 침체하기 전에 하락하고 경기가 회복되기 전에 상승한다. 약세장과 경기 침체가 겹칠 경우 주식은 거의 예외 없이 먼저 상승하며, 그것도 대폭 상승한다. 이것이 정상적인 모습이다.
- 역사가 말해주는 바는 바는 명확하다. 약세장과 경기 침체 기간이 겹치면, 경기 침체가 끝나기 전부터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강세장이 시작되어 경기 침체가 공식적으로 끝날 때까지 평균 수익률이 무려 27.5%에 이른다. 이는 경제 성장의 기미가 보이기 전부터 다가오는 경기 회복이 주가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 그러나 강세장이 오랜 기간 진행되고 나서 경기가 회복기에서 확장기로 접어들 때도 사람들은 여전히 "이번에는 다르다"라고 말한다. 경기가 이미 회복 중인데도 절대 회복되지 않을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 이것도 정상적인 모습니다.
- 아무튼 궂은 날이 영원히 이어질 수는 없다. 템플턴 경과 버핏도 알고 있듯이, 세상 사람들이 가장 비관적일 때가 탐욕스러워지기에 가장 좋은 시점이다.
- 언론은 '이번에는 다르다'면서 뉴 노멀이 시작되었다고 끝없이 주장하지만 결국은 과거와 마찬가지로 성장세가 회복된다. 변덕스럽긴 해도 예상보다 강한 성장세가 나타난다. 사람들이 잊지 않게 된다면 그토록 놀랄 일도 없어질 것이다. 값비싼 실수도 줄어들 것이다. 예컨대 역사적인 강세장을 빈손으로 구경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 독자들 중 일부는 내가 경기 침체나 약세장에 개의치 않는 극단적 낙관론자라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그렇지 않다. 나 역시 경기 침체와 약세장을 두려워한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들은 뉴 노멀이 아니라 정상적인 흐름이다. 우리 생활의 한 부분이라는 말이다. 물론 고통스럽다. 그러나 어떤 이유에서인지 사람들은 경기 확장과 강세장이 따라온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썰물 뒤에 밀물이 오듯이 경기 침체 뒤에는 경기 확장이 온다. 경기 확장은 경기 침체보다 거의 예외 없이 기간도 길고 강도도 높다.
- 다음 경기 침체가 언제 나타날지 나는 모른다. 예측도 못한다. 그러나 경기 침체가 오고나서 변형된 뉴 노멀 개념이 다시 돌아다닐때면, 장담컨대 주식시장은 이미 바닥을 치고 강하게 반등할 것이며 경기 침체는 거의 끝나갈 것이다.
- 장담하건대 다음 경기 침체에서도 실업률은 침체 기간 종료 후 계속 상승할 것이다. 그리고 언론은 고용 없는 경기 회복이라고 불평을 늘어놓을 것이다. 내 말이 맞을 것이다. 이렇듯 사람들은 실업률이 높으면 경제가 성장하지 못한다고 착각하는데, 이러한 행태를 잘 기억해둘 필요가 있다. 이러한 착각이 논리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러한 사례가 한 번도 없었다.
- 그리고 사람들은 경제가 성장해야 주가가 상승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생각도 논리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역시 그러한 사례는 한 번도 없었다. 모두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하는 어리석은 착각이다. 실업 문제가 해결되었는지 확인하려고 기다리다 보면 기회를 놓치게 된다. 일반적으로 확인에는 많은 비용이 들어가며 특히 자본시장에서는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 (1)실업률이 고점을 기록했을 때(실업률이 감소세로 돌아서기 직전) S&P500을 매수해서 12개월 동안 보유했을 경우의 수익률과 (2)실업률이 고점을 기록하기 6개월 전(사람들이 고용 없는 경기 회복을 논하면서 분위기는 여전히 경기 침체라고 말하는 시점)에 S&P500을 매수해서 12개월 동안 보유했을 경우 나온 수익률을 비교했을 때, (1)은 12개월 수익률 평균이 연 14.8%였고 (2)는 두 배 이상 높은 연 31.2%였다.
책 내용 중 다음과 같은 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형 강세장과 약세장에서, 주식은 경기보다 앞서서 움직인다. 주식은 경기가 침체하기 전에 하락하고 경기가 회복되기 전에 상승한다." 이를 내 마음대로 해석해보면, 만약에 본격적으로 경기 침체에 빠졌다는 기사가 나오기 시작한다면 이미 그 시점에서 주식 시장은 경기 침체에 대한 부분을 선반영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S&P500지수는 작년 말 바닥을 친 이후로 몇 번의 굴곡이 있기는 했지만 현시점까지 꾸준히 우상향을 그리고 있다. 특히 최근 3개월 정도는 완연한 상승장의 모습이다. 현 시점에서 몇몇 전문가들의 우려대로 연말 즈음 경기침체가 오고 다시 시장이 주저 앉는 상황이 올 것인지 솔직히 모르겠다.
물론 그 경우, 2000년대 닷컴 버블 붕괴의 경우처럼 경기 침체 기간이 오랜 시간 지속되어 약세장이 장기화되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당시에는 전고점을 회복하기까지 15년이 걸렸다).
나의 얕은 지식으로는 어떤 경우에 이렇게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는 것인지 판단이 잘 안된다. 단순히 직관적으로 생각했을 때, 2000년대의 닷컴 버블 사태는 (사실은 아무런 가치도 만들어내지 못하는) 많은 IT기업들이 그야말로 투자 광풍을 타고 실질적인 가치 대비 수십 수백배 높은 가치를 평가 받다가 그 거품이 한꺼번에 빠지기 시작하면서 그 타격이 매우 컸고 오래 갔지만 지금의 기업들은 그 정도의 거품은 아니라는 생각이들어서 상황이 조금 다르다고 보여진다.
그래서 시중에 유동성이 다시 풀리기 시작하면 혹시나 경기 침체가 오더라도 비교적 빠르게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되지만, 이건 말 그대로 나의 단순한 생각이고 내가 미처 파악하지 못하는 다른 변수들이 분명 많이 있을테니 어찌될지 모르겠다.
어쨌든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계속 이렇게 특정 순간 순간들의 정보를 수집하고, 기록하고, 비교하고, 분석하고, 판단하고, 예측하고, 다시 그 내용들을 복기해보면서 내가 놓친 것은 무엇이었는지 다시 기록하고, 보완하며 실력을 키워나가는 것이다. 그렇게 계속 경험이 쌓일수록 나의 의사결정의 정확도도 조금씩은 높아지지 않을까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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